대학원에서 실험을 꽤 많이 했었다.
그리고 유독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은, 실험 결과가 좋지 않았다. 식물이나 박테리아가 평소보다 덜 자란다던가, DNA 수율이 좋지 않게 나오기도 했다. 반대의 경우도 물론 있었다. 기분이 좋을 때 실험을 하면 형질전환도 잘 되고, 균도 금방 크고, 식물들도 건강하게 잘 자라서 종자를 맺어주었다.
똑같은 날 만든 배지, 똑같은 방식임에도 기분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을 보며 얘네들이 실험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는건가 싶었다. 말이 통하지도 않고 계 단위에서 다른 생물들이지만, 뭔가가 있었던걸까.
글쎄, 어떨까.
Reply