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그걸 깨닫게 된 게 우울증때문에 병원에 갔을 때, 힘들었던 거 얘기하니까 의사선생님이 많이 힘드셨겠어요라고 했을 때였다. 그 때 정말 초면인데 울 뻔 했다. 우리 가족도 그렇게 안 하거든.
회사일이 힘들어서 털어놓건 사람 일이 힘들어서 털어놓건 한번도 우리 가족들은 그렇게 얘기한 적 없다. 첫 직장을 그만뒀을 때도 너 직장에서도 집에서 하던 식으로 하니까 그만 두는거라고 했지. 내가 분명 동료가 X같아서 그만두는 거라고 했는데. 물론, 그건 두번째 직장 관둘때도 그랬다. 그거갖고 힘들다고 그만두면 안된다고, 직장생활 다 똑같은거라고.
그래서 나는 지금도 부모님보다는 차라리 우리 집 거대인형 삼대장에게 털어놓는 게 편하다. 걔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내 편이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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